selectImageView.png  존경하는 프랑스학회 회원 여러분께, 

2023년 검은 토끼의 해를 맞이하여 회원님들의 걸음걸음에 풍요와 도약을 기원드립니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코로나 환경 속에서 지난 한 해 학회의 살림살이를 건강하게 살펴주신 지영래 회장님과 집행부 이사님들께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삼 학회의 오랜 전통이 주는 책임의 무게감을 느끼며 이미 다가온 올해를 마중하기 위해 작년 학회 통합과정에서 함께 나누었던 고민을 돌아봅니다. 지금은 프랑스학이라는 이름에 외연을 보태는 일을 잠시 멈추고 내포를 채우는 일에 우리의 의지와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자문해 봅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가 배운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응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프랑스학 분야와 관련하여 최근 책을 출간한 저자들을 초청하여 비대면으로 북토크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울러 회원님들 간의 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 100호 발간을 맞이한 프랑스학 연구에 서평란을 신설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의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해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올해는 문학 분과와 언어학 분과의 주제를 별도로 상정해 프랑스학이라는 학제성을 보존하면서도 분과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힘이 닿는다면 코로나 시기에 중단됐던 소규모 독회 모임 지원도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프루스트와 기호들에서 질 들뢰즈는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와 우리 임원진들은 프랑스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학문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허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나는 당신을 봅니다 Oel ngati kame”라는 명대사가 나옵니다. 판도라의 언어로 ‘kame’라는 동사에는 감각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깊이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언어의 신비는 이처럼 평범한 표현에 새로운 차원이 포개질 때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올해 학술대회는 현장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대면의 방식으로 개최하도록 하겠습니다. 판도라의 언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하여 회원님들께 저의 마음을 대신 전하고자 합니다. Je vous vois.

 

프랑스학회장 최 용 호